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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반려동물과 식물 궁합-반려동물에 해가 되는 실내 식물

입력 : 
2021-03-17 16: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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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플랜테리어(plant+interior)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널리 확산되고 있다.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기 정화 목적 외에도 자연을 주거 환경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욕구가 커진 때문이다. ‘반려식물’이라는 이름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사람과는 달리 반려동물에게는 해가 되는 반려식물이 있어 세심한 주의를 요구한다.

사진설명
반려동물에 심각한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꽃부터 살펴보자. 백합과 식물이 대표적인데, 봄의 전령인 수선화는 구근에 리코린과 알칼로이드라는 독성 물질이 집중돼 있어 반려동물이 조금만 삼켜도 타액 과다 분비, 구토, 설사 등을 일으키고 많이 먹으면 경기나 저혈압, 심장 부정맥을 가져오기도 한다. 튤립과 백합, 히아신스, 사프란도 마찬가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장미도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 장미의 열매와 씨앗에 들어 있는 아미그달린은 섭취 시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꽃다발의 감초인 안개꽃은 반려견이 먹을 경우 내장 기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철 키우기 쉬워 대중적인 베고니아 역시 줄기에 집중된 독을 반려동물이 삼키면 구토나 입 안 화상, 염증을 유발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대명사인 포인세티아도 반려동물에게는 복통과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열매 맺고 익어가는 걸 보는 재미가 쏠쏠한 토마토도 위험 대상이다. 잘 익은 토마토는 괜찮지만, 덜 익은 열매나 다량의 꽃, 줄기, 잎을 먹으면 피부병, 근육 약화, 심장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나고 심미 효과도 높아 인기인 관엽 식물 가운데도 독성을 지닌 식물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비. 번식력이 좋고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 식물 좀 키운다는 집에 많은데, 뜻밖에도 아이비에는 개와 고양이에게 위장 장애, 동공 확대,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독성이 있단다. 특히 아이비 중에서도 잉글리시 아이비는 요주의다. 반려동물이 조금이라도 섭취하면 기도 폐쇄라는 끔찍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북유럽 인테리어 열풍을 타고 널리널리 퍼진 몬스테라도 안타깝지만 가까이 하기엔 위험한 식물이다. 반려동물이 몬스테라의 잎과 줄기에 내포된 옥살산 칼슘에 닿으면 피부가 벗겨지거나 점막 염증이 발생한다. 신장 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기 정화 식물의 대표 주자인 스킨답서스 역시 잎의 칼슘옥살레이트 성분이 반려동물에 해롭다. 벤자민은 고양이에게 한층 위험하다. 가지와 잎 속의 수액인 피신이 고양이 피부나 입에 닿으면 중독 증상을 보인다.

식물 돌보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반려식물이 바로 다육 식물이다. ‘어지간해선 죽지 않는다’는 다육 식물 서너 종이 있는데, 이 무해하고도 우직하게 생긴 식물도 때로는 독이 된다. 제이드 플랜트는 생명력이 강하고 행운과 재물을 부른다고 알려져 많이 키운다. 특히 고양이가 먹으면 구토와 소화 불량을 일으키고 심하면 심장 박동이 느려질 수 있다고.

사실 식물이 가진 독성은 누군가를 해치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대개 씹거나 삼키거나 하지 않으면 중독 위험이 낮다. 만일 반려동물이 독성 식물과 접촉했다면 그 부위를 씻어낸 뒤 동물 병원에 문의하고, 독성 물질을 먹었을 때는 동물 병원에 연락해 섭취한 독성 물질에 관한 정보와 현재 상태를 알리고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 가는 동안은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을 확인하며, 심박을 체크한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70호 (21.03.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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